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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경험을 담다

결혼 기념일에 아팠던 아내와 보냈던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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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좀 아프다. 아니 좀보다는 더 아프다.

눈물이 많고 술을 좋아하는 아내에게 살면서 가장 많이 했던 말은 "이제 그만 좀 울어, 제발 술 먹고 울지 마"라는

문자이었다. 그런데 나는 요즈음 아내에게 울고 싶으면 울고 슬프면 크게 슬퍼하라고 한다.

혹시 가슴 속에서 올라오는 감정이 있다면 참아내지 말고 그냥 뱉으라고 말이다.

내가 다른 건 몰라도 그러한 감정이 올라오면 같이 나눠주겠다고, 슬픔은 꼭 함께 쪼개갰다고 말한다.

부부가 살면서 어찌 평생 같이 할 수 있겠는가? 인생은 유한하고 그 긑이 있는데 말이다.

요즈음 자주 하는 기도다.

"하나님!

남정이가 아프지 않게 하소서.

남정이가 아파도 너무 고통스럽지 않게 하소서.

남정이가 아파도 항암은 받지 말게 하소서.

그러나 어떠한 치료 과정이 있고 어떠한 결과가 있어도 감사하게 받는 믿음을 주소서.

하나님, 오늘의 이 고난이 저희 가정 주변의 병자와 약자를 더 잘 돌볼 수 있는 믿음으로 변화시켜 주소서.

무엇보다 이 고난을 겪으면서 정신적, 경제적, 믿음적 성장이 꼭 오게하셔서 하나님의 사랑을

세상에 전파하는데 꼭 쓰이게 하소서.

살면서 끝나는 날 까지 믿음, 사랑, 돈, 축복 등 무언가 생기는 건 자랑이 아니라 사명임을 깨닫게 하소서"

라고 기도를 자주한다.

아내가 유방암 확진을 받자마자 제일 먼저 한 것이 십자가 목거리를 사준 것이다.

십자가가 오른쪽 가슴 근처에서 아내의 아픈 곳을 보살펴 줄 것도 같고 유방암이라고 병원에서 말했던 결혼 기념일에

아픈 기념일로 사주는 선물이 더 큰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폐물을 그렇게 차는 걸 좋아하지 않는 아내가 그 목걸이는 열심히 찾아서 걸고 다니기는 한다.

아무튼 나는 인간적으로 아내에게 정말 바라는 건 내 편이길 정말 바라며 만일 힘들어도 그 감정을 삭히는 게 아니라

분출해서 내 뿜기를 원한다.

잘 참는 걸 좋아하는 아내가 참기보다는 울기를 택하는 게 오히려 좋고 사실 술 먹고 버릇처럼 우는 거랑은 좀 틀리더라.

요즈음 인간의 나약함을 새삼 깨달으면 어떠한 고난도 감사하게 받으면서 더 낮은 곳으로 사랑을 전하는 하나님의 자녀로

꼭 남고 싶다. 하나님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합니다.